세트 사이, 회원이랑 둘이 서 있을 때 뭘 하세요? 뭘 물어봐야 할지 모르겠고, 괜히 말 걸면 집중에 방해될 것 같아서 거울 쪽을 보고 계신 선생님이 많습니다. 운동에 집중하게 해 드리려는 마음이고, 그 마음은 틀린 게 아니에요.
그런데 회원 입장에서 그 시간은 이렇게 남습니다. 「운동은 괜찮았는데, 좀 어색했다.」 이 기억이 문제인 이유는 지금 당장이 아니라 재등록을 고민할 때 같이 올라오기 때문이에요. 운동 효과는 숫자로 기억되는데, 어색함은 느낌으로 기억되거든요. 그리고 사람은 느낌으로 결정합니다.
01쉬는 시간이 수업의 절반입니다
한 시간 수업에서 실제로 동작하는 시간과 쉬는 시간의 비율을 재 보면 대략 반반이에요. 그러니까 쉬는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가 수업 만족도의 절반을 정한다고 봐도 됩니다. 그런데 이 절반을 두고 트레이너가 하는 실수가 세 종류예요.
| 실수 | 어떤 모습 | 회원이 집에 가서 하는 생각 |
|---|---|---|
| 너무 많이 말한다 | 회원이 내 얘기를 재밌어하는 것 같아서 대화가 운동보다 길어진다 | 「재밌긴 했는데, 오늘 운동은 별로 안 한 것 같다」 |
| 너무 적게 말한다 | 침묵이 어색해서 거울을 본다. 회원이 말을 꺼내야 한다 | 「선생님이 말이 없어서 내가 계속 떠들어야 했다」 |
| 엉뚱한 주제로 말한다 | 내 취미, 내 근황, 회원이 관심 없는 얘기 | 「그 얘기를 내가 왜 들었지」 |
세 개 다 결론이 같습니다. 대화를 나누던 순간엔 괜찮았는데, 운동이 끝난 뒤 회원이 어떻게 느끼느냐에서 갈려요. 스몰토크의 목적은 회원을 즐겁게 하는 게 아니라, 운동 지도를 더 잘하기 위한 소통이고, 동시에 「이 사람이 나를 운동시켜 주는 전문가구나」를 느끼게 하는 수단입니다.
02뭘 말할지 모르겠으면, 이 순서로
재밌는 얘기를 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더 어려워지는 건데, 그럴 필요가 없어요. 회원은 운동을 배우러 왔고 우리는 운동을 가르치러 왔으니, 쉬는 시간에 제일 많이 오가야 할 말은 운동 얘기입니다. 우선순위가 있어요.
| 순서 | 주제 | 이렇게 물어보세요 |
|---|---|---|
| ① | 방금 한 운동 — 제일 많이 | 「방금 무게 어땠어요, 무거웠어요?」 「몇 개 더 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?」 「어디에 힘이 제일 들어갔어요?」 |
| ② | 일상 속 운동 — 그다음 | 「지난번 하고 근육통 어디에 왔어요?」 「혼자 운동할 때 뭐가 제일 어려웠어요?」 「요즘 살 빠졌단 소리 들으셨어요?」 |
| ③ | 일상 얘기 — 맨 마지막 | 회원의 취미, 회원의 반려동물, 회원의 직장. 주인공은 회원 |
①번 질문의 좋은 점은 대화가 저절로 이어진다는 것만이 아니에요. 트레이너가 보고 느낀 것과 회원이 실제로 느낀 게 다를 때가 있는데, 이 질문이 그 차이를 잡아 줍니다. 「방금 무거웠어요?」 한마디에 다음 세트 무게가 정해지는 거죠. 대화이면서 동시에 지도예요.
③번은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순서가 마지막이라는 뜻입니다. 그리고 ③번에서도 원칙이 하나 있어요. 주인공은 회원이어야 합니다. 트레이너의 취미, 트레이너의 근황은 회원이 먼저 묻기 전엔 꺼낼 필요가 없어요.
03끊는 것도 기술입니다
반대 경우도 있죠. 대화가 잘 돼서 멈추기 어려운 날이요. 그럴 때 회원이 보내는 신호가 있습니다. 기구 손잡이를 잡는다, 기구 쪽으로 몸을 튼다, 기구에 시선을 준다. 전부 「이제 다음 세트 하고 싶어요」라는 뜻이에요. 그 신호가 왔는데 내 얘기에 빠져서 계속 말하고 있으면, 그게 제일 큰 실수입니다.
말을 끊어서 회원이 기분 나빠할까 봐 걱정하실 게 아니에요. 안 끊고 떠들기만 해서 「운동시켜 주는 사람」으로 인식되지 못하는 걸 걱정하셔야 합니다. 쉬는 시간의 주도권을 트레이너가 쥐고 있을 때, 회원은 오히려 「내가 운동하기 싫은 날에도 이 사람은 나를 운동시키는구나」라는 신뢰를 갖게 되거든요.
| 상황 | 쉬는 시간 | 대화 비율 |
|---|---|---|
| 강도 높은 날 | 길게, 2~3분 | 운동 얘기 위주, 짧게 |
| 가벼운 날 | 짧게, 1분 안팎 | 질문 하나, 바로 다음 세트 |
| 오래된 회원 | 그날 컨디션대로 | 일상 얘기 비율이 자연스럽게 올라간다. 운동은 이미 많이 알고 계시니까 |
04제가 눈치가 빠른 이유
저는 십 년을 축구선수로 살았어요. 거기서 얻은 게 두 가지입니다. 눈치, 그리고 인내심이요. 선배, 코치, 감독님 눈치를 십 년 보면 사람이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빨리 읽게 돼요. 그 눈치로 회원님들이 뭘 원하는지 빠르게 파악했고, 그래서 빠르게 센터 대표까지, 교육협회장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.
쉬는 시간에 회원이 기구 손잡이를 잡는 걸 보는 게 그 눈치예요. 그런데 눈치가 없어도 됩니다. 위 표의 순서대로 물어보고, 손잡이를 잡으면 끊으세요. 그게 시스템이고, 시스템은 눈치를 대신합니다.